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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기업 건설사, 채무보증 250조원 웃돌아… 현대건설 최대

대기업 건설사의 채무금액잔액이 250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채무보증은 공사 시행을 위해 발주처나 입주예정자 등에 제공한 보증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부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대기업집단 건설 계열사 112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작년 9월 말 기준 이들의 채무보증은 250조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90조5485억원)과 비교해 159조4886억원(176.1%) 증가한 수치다.다만 2020년 말 조사에는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대방건설, 반도홀딩스, 일진 등의 건설 계열사 채무보증과 중흥건설 인수 전 대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우건설의 채무보증이 포함되지 않았다.2021년 매각으로 대기업집단 건설 계열사에서 제외된 두산건설도 작년 3분기 채무보증 집계시 제외됐다.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채무보증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26조9763억원)이었다. 대우건설(21조2275억원)과 현대엔지니어링(19조1034억원), 롯데건설(18조4151억원), KCC건설(13조35억원), 태영건설(12조646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호반건설(12조2509억원)과 한화건설(11조4686억원), DL이앤씨(10조4123억원), SK에코플랜트(10조2730억원) 등도 채무보증이 10조원을 넘었다.2020년 말과 비교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 역시 현대건설이었다. 2020년 말(7조8665억원) 대비 19조1098억원(242.9%)이나 증가했다. 채무보증 건수도 2020년 말 81건에서 작년 9월말 191건으로, 110건 늘었다.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도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17조655억원(837.4%), 15조4633억원(268.3%)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양사의 채무보증 건수도 2020년 말 대비 116건, 184건 증가했다.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건설사 채무보증 증가는 사업 활성화에 따른 결과지만, 요즘처럼 금리 인상에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증가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18 10:57
부동산

삼성물산, 9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2022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21조9472억원)이 토목건축공사업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부터 9년째 1위를 유지하게 됐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다.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으며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를 신청한 건설업체는 총 7만5673개사로 전체 건설업체의 88.8% 수준이다. 현대건설(12조6041억원)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2위를 차지했으며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DL이앤씨(9조9588억원)가 전년 8위에서 올해 3위로 상승했다. 이어 포스코건설(9조6123억원) 4위, GS건설(9조5642억원) 5위, 대우건설(9조2305억원) 6위, 현대엔지니어링(9조1185억원) 7위, 롯데건설(7조2954억원) 8위, SK에코플랜트(5조3560억원) 9위, HDC현대산업개발(4조9160억원)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호반건설은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1위(3조5626억원)로 두계단 순위가 올랐다. 반도건설도 두계단 순위가 상승해 32위(1조4613억원)를 기록한 반면 중흥토건은 전년보다 한계단 하락한 18위(2조2934억원)를, 중흥건설은 지난해보다 여덟 계단 떨어진 48위(9151억원)를 각각 차지했다. 올해 토목건축공사업의 시공능력 평가 총액은 271조9421억원으로 작년(258조9382억원)에 비해 5.0% 증가했다. 최근 3년간 공사실적을 평가하는 실적평가액은 98조8341억원으로 지난해(98조7742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경영평가액은 작년(99조9천591억원)보다 9.8% 늘어난 109조7310억원, 신인도평가액은 지난해(17조8366억원) 대비 7.2% 증가한 19조1290억원이다. 기술평가액은 44조2479억원으로 작년(42조3683억원)에 비해 4.4% 늘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31 11:37
부동산

신입 채용·임금 인상…'비정상의 정상화' 시작한 대우건설

중흥건설을 새 모기업으로 맞은 대우건설이 '비정상의 정상화'의 과정을 착실하게 밟고 있다. 9년 동안 사실상 동결 상태였던 연봉이 인상됐고, 신입사원도 대규모로 채용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중흥그룹이 인수 당시 했던 약속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하반기에 신규 채용한 70명의 신입사원을 모아 놓고 입사식을 열었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에도 건축·토목·기계·전기·안전 등 전 분야에 걸쳐 108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대우건설이 상·하반기에 모두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동시 채용을 진행한 것은 2013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규모 면에서도 최대다. 대우건설은 신입사원들을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키우겠다면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빡빡한 업무에 시달리는 선배들은 3주간의 입문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후배들만 오매불망 바라보는 눈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신입사원을 뽑는 해도 있고, 건너뛰는 시기도 있었다. 뽑는다고 해도 100명 내외였는데, 올해는 이를 크게 웃도는 규모"라며 "신입사원을 받기로 한 팀들은 교육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제자리에 멈춰있던 연봉도 올랐다. 대우건설 노사는 지난 5월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10%에 최종 합의하고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평균 임금인상률 10%는 대우건설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덕분에 올해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5000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노사는 기본 연봉 인상 외에 현장 근무자 처우 개선에도 합의했다. 국내 및 해외 현장 수당을 직급별로 월 21만원에서 최대 29만원까지 인상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 밖에도 사라졌던 복지 포인트도 일부 되살아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생각하게 됐다. 외부적으로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국제 정세나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 플랜트 사업이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어서다. 대우건설은 최근 리비아 전력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르면 올해 말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리비아 즈위티나 지역에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4억3300만 달러(약 567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4년 리비아가 정세 불안으로 여행금지국이 되면서 공사 진행률 72% 수준에서 철수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몇 년째 멈췄던 공사가 재개되고, 굵직한 해외 수주전도 활발하게 참여 중"이라며 "새로운 시장인 베트남 사업도 순항 중이어서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있던 조치들은 사실상 비정상 상태였던 것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2~3년 이내에 대우건설을 업계 '톱 3위' 규모로 처우를 개선한다고 약속했다. 내부적으로 그 약속이 지켜지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08 07:00
산업

1년 새 고용 증가, 쿠팡·현대차 1, 2위

쿠팡과 현대차의 고용 인원이 최근 1년 새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일 76개 그룹 대상 2020∼2021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이 넘는 76개 대기업 집단이다. 조사 결과 이들 76개 대기업 집단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69만897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만3740명이 늘어 3.9%의 고용 증가율을 보였다. 76개 그룹 중 최근 1년 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42곳, 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25곳이었다. 9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돼 고용 인원 증감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직원 수에 변동이 없었다. 직원 일자리가 늘어난 곳 가운데 직원을 가장 많이 고용한 그룹은 쿠팡이었다. 쿠팡그룹의 직원 수는 2020년 4만3402명에서 지난해 7만2763명으로 2만9361명 늘었다. 이는 76개 그룹이 1년 새 늘린 인원(6만3740명)의 46.1%에 달하는 규모다. 쿠팡 다음으로는 현대차그룹(16만6925명→17만4962명, 8027명↑)이 직원을 많이 늘렸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을 품으면서 그룹 전체 고용 규모가 8000명을 넘어섰다. 2020년 1536명 수준이었던 그룹 인원은 지난해 8401명으로 늘었다. 이어 삼성(4728명↑), 신세계(4431명↑), LG(4158명↑), 카카오(3967명↑), SK(2596명↑), 현대중공업(2449명↑), 네이버(1795명↑) 등이 1년 새 고용을 많이 늘린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삼성전자(10만9253명)는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현대차(7만1880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4만6306명), LG전자(3만8388명), 기아(3만5120명) 등의 순으로 직원 수가 많았다. 특히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1년 새 2만6644명이나 일자리가 늘었다.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의 고용 규모별 순위는 삼성이 26만68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17만4952명), LG(15만8791명), SK(11만7438명) 등이 고용 10만명을 넘겼다. 이어 롯데(8만3179명), 쿠팡(7만2763명), 신세계(7만2446명), KT(5만8049명), CJ(5만2931명), 한화(4만2378명) 그룹도 고용 규모에서 상위 10위에 속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대기업들이 과거부터 대규모 채용 규모 계획을 지속해서 발표해왔는데 신규 채용을 크게 늘리는 한편 기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많아 실질적 고용 규모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6.02 11:11
경제

정창선 중흥 회장, 백정완 대표 취임식 참석 "대우건설 영광 위해 노력"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16일 대우건설 백정완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식에 직접 참석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과 경쟁력 강화를 약속했다. 정 회장은 이날 대우건설 본사가 있는 을지트윈타워 푸르지오아트홀에서 열린 백 사장의 취임식에 참석해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저력과 잠재력을 믿고 있다"며 "대우건설이 과거의 영광을 뛰어 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독립경영과 임직원 처우개선도 다시 한 번 약속하고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저해하는 높은 부채비율도 낮춰가겠다"고 확인했다. 정 회장의 대우건설 본사 방문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간의 인수합병(M&A)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중흥그룹과 함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취임식이 끝난 후에도 백 대표와 함께 대우건설 임원·팀장·현장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회사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나눴다. 오랜 기간 건설업에 몸담았던 정 회장이 본인의 경험을 나누고,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을 성장시킨 그룹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취임식의 또 다른 화두는 안전이었다. 백 대표는 취임사에서 "생명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안전’을 경영 일선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에서 최고안전책임자(CSO) 제도를 도입하고, 안전 보건 관련 조직 구성·예산 편성·인사 운영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갖고 회사의 안전보건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수 있게 했다. 백 대표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차세대 성장 기반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탄소중립과 같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신사업, 신기술 발굴을 추진하고,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도 최대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취임식은 회사가 M&A라는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우건설 기업문화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설산업을 선도하는 리딩 컴퍼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3.16 14:18
경제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는 왜 '서면화'에 목을 맬까

'딜 클로징'을 목전에 둔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가 또 다시 반목 중이다. 양측 갈등의 핵심은 '서면화'다. 본계약 체결에 난항을 겪던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가 처우개선 약속을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중흥그룹 측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발표를 앞두고 서면화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섰다. 다시 시작된 갈등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성공했다. 앞선 7월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노조는 인수 절차와 중흥그룹의 해외 플랜트 역량을 거론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노조 위원장은 삭발을 감행하고, 파업도 불사하겠다면서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처우 개선'이었다. 대우건설 직원들이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들어간 이후 5년 동안 연봉이 사실상 동결된 부분을 파고들었다. 중흥그룹 측은 노조에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과거 수차례 주인이 바뀐 경험이 있던 노조는 "약속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독립경영을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사내 계열사 외 집행 임원 선임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가 주요 골자다. 이를 전격 수용한 중흥그룹은 본계약은 물론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신청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공정위의 결과만 나오면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세 번째 주인이 된다. 순조로워 보이던 양측의 관계는 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대우건설·중흥그룹과 3자 회동을 해왔다. 그러나 인수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던 중흥그룹 측은 대우건설 노조에 서면화 작업을 거절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 앞을 점거하고 출입저지 시위를 진행했다. 인수단은 결국 근처 계열사 사무실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서면화가 뭐길래 그렇다면 대우건설 노조는 왜 서면화 여부에 민감할까. 현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예정자일 뿐 대우건설을 경영하는 주체가 아니다. 따라서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도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기업 인수 합병을 주로 담당하는 A 로펌 변호사는 "쌍방의 약정을 문서화한다는 것은 법적 효력 여부보다는 향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입증하는 수단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단순 구두 약속은 어떠한 사실이 존재했는지를 주장하는 측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약속 내용은 반드시 서면화하거나 아니면 향후 입증을 위해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이유"라고 조언했다. 대우건설 노조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김경환 대우건설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본지에 "문서화는 이행 당사자 간의 약속이다. 서면 합의는 최대주주예정자인 중흥그룹의 의지 문제다. 중흥그룹은 딜 클로징이 되지 않아서 서면화가 어렵다고 하는데 타 기업도 딜 클로징 전 서면으로 약속을 남긴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수석부위원장은 "최대주주예정자인 중흥이 언론에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한 독립경영이나 처우 개선을 서면으로 약속하는 것인데 문서화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법적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문제"라고 꼬집었다. 대우건설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2500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이해를 위해서라도 중흥그룹 측에 요구한 사항을 공식적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깜깜이 조항' 존재 사실일까? 중흥그룹 측은 딜 클로징 전 서면 합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산업은행이 대주주인데 중흥그룹이 나서서 서면 합의를 하면 경영권과 주주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중흥그룹은 공정위 심사 발표 뒤 노사관계가 됐을 때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으로서는 법적 효력을 떠나서 서면화가 부담스럽지 않겠나. 명문화 거부를 지렛대 삼아 상대방의 요구를 더 줄이려는 협상 기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노조가 갈수록 요구사항을 늘리면서 중흥그룹이 서면화를 거부한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처음에는 처우 개선이 골자였는데, 다른 요구사항이 추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외부에 공개하기 힘든 '깜깜이 조항'이 존재한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대우건설 노조는 '궤변'이라며 깜깜이 조항 존재 사실을 일축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서면 합의를 위해 노조가 종전에 요구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내려놨다. 서면화에 담기는 내용은 대우건설 직원의 생존권과 회사의 영속성을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요구사항이 늘어난다는 중흥그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궤변"이라고 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본지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말해왔던 처우개선 조항 외에 노조가 경영권과 인사권 등을 침해를 하는 독소조항이 추가했다. 문서화한 뒤 경영을 하면 향후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견이 있는 부분을 조율해 노사관계가 됐을 때 서면합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21 07:00
경제

[랜드IS] 'CEO 면피 거리 만들자' CSO 선임하는 대형 건설사들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최고안전책임자(Chief Safety Officer·CSO)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처벌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애매모호한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애꿎은 CSO만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호한 중대재해처벌법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상시근로자 수가 500명 이상이거나 시공능력 상위 200위 내의 건설사업자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법인 역시 사망자 발생 시 50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0년 1월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보다 처벌 수위를 높였다고 평가된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중대 재해를 막을 수 없다는 노동계 요구에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발표한 지난해 3분기(7~9월) 건설사고 사망자 수는 59명이었다. 1~3분기 누적 사망자는 총 181명에 달했다. 이 중 100대 건설사 공사현장 사망 노동자는 46명이었다. 3분기 중에는 총 8개사 건설현장에서 12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이름을 올렸다. 대형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에 앞서 긴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노동부)는 경영책임자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처벌 대상이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규정을 남겨 비판받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명시된 처벌 대상 범위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자'다. 노동부가 펴낸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 역시 '경영책임자 등'에 대해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 법이 모호해 해석의 여지에 따라 법적 다툼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석의 여지에 따라 법적 다툼이 발생할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너도나도 CSO 선임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CSO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전담 조직화하는 것도 애매모호한 규정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CEO를 보호하기 위해 대표이사에 준하는 안전보건에 관한 조직과 인력, 예산을 총괄하고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CSO를 선임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CSO를 부사장급으로 격상해 신규 선임했다.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CSO는 사장급 대우를 받는데, 독립적인 인사·예산·평가 권한을 가졌다. 삼성물산은 또 종전 2개 팀이던 안전환경실을 안전보건실로 확대해 7개 팀으로 늘렸다. 안전보건실은 안전·보건 정책 수립부터 이행까지 담당한다. 안전을 전담 연구하는 조직인 ‘건설안전연구소’와 ‘안전보건 자문위원회’도 신설했다. GS건설은 CEO 직속으로 CSO를 배치했다. CSO는 전사 안전보건 총괄 책임자로서 안전·보건 분야와 관련해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GS건설은 CSO 산하에 안전보건팀·안전점검팀·안전혁신학교 등 3개 팀을 구성하며 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DL이앤씨는 준법경영실 산하 안전관리 조직인 품질경영실을 경영위원회 직속 안전지원센터로 재편했다. 토목·건축·플랜트 부문별로 안전관리 조직을 구축하고, 경영위원회 직속 안전지원센터가 관리한다. 각 사업본부장은 해당 본부의 CSO 역할을 맡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뒀던 안전지원실을 안전관리본부로 격상했다. 기존 안전관리본부장은 CSO로 임명했다. 지난해 중흥건설에 매각된 대우건설은 현재 CSO 선임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 A는 "현행법으로는 처벌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건설사로서는 CSO 자리를 마련해놨기 때문에 적어도 CEO에 모든 책임과 처벌이 몰리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1호는 되기 싫다? 임인년 들어 10대 건설사 CEO의 신년사 발표에서 하나같이 강조한 것은 '안전'이었다. 김형·정향기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모든 경영 활동의 최우선 가치는 바로 안전"이라며 "안전에 대해 더는 우리가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도 중대 재해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안전사고 ‘제로’를 달성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시행한 안전 신문고 제도를 활성화하고 작업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CEO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에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의 경각심은 줄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은 처벌보다 과징금 등 행정 제재로 다루거나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A는 "최근 적어도 첫 번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건설사는 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0대 건설사는 국내외에 수많은 현장을 두고 있다. 그 어떤 곳에서도 고의로 중대 재해를 내는 곳은 없다. 고의성이 명확한 형사사건처럼 구속 등의 처벌이 아닌, 다른 방식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10 07:00
부동산

[랜드IS] 유튜브 마케팅 열중 건설사, 구독자 수는 '극과 극'

주요 건설사 유튜브 채널 운영 현황.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유튜브 구독자 수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실익은 크지 않지만, MZ세대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유튜브가 필수라고 여기는 눈치다. 그런데 유튜브 삼매경이 본격화할수록 10대 건설사 간 구독자 수 격차도 크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구독자 수 수십만명을 넘겼다며 축포를 쏘아 올리는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인기가 없는 탓에 차마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다. GS건설 건축주택부문 대표 김규화 부사장(사진 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임직원들이 자이TV 구독자 50만명 돌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구독자 수 늘어 신난 GS건설 GS건설이 운영하는 채널 '자이TV'는 요즘 잔치 분위기다. 지난 8일 건설 업계에서는 최초로 구독자 수 5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자이TV 측은 "채널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약 2년 5개월 만의 성과"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확실히 앞서나간다. 자이TV는 지난해 6월 구독자 10만 명을 넘으면서 업계 최초로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았다. 이후 6개월 만에 구독자를 두배 이상 늘리더니 약 1년 만에 50만명에 도달했다. 현재 자이TV에 이어 구독자 수가 많은 채널은 현대건설의 '힐스캐스팅'으로 18만5000명이다. GS건설은 자이TV 50만 구독자를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부동산 업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총출동한 토론회를 연예인 김구라를 MC로 내세워 준비했다. 이 영상은 공개 6일 만에 조회 수 13만회를 기록했다. 또 이벤트를 열어 명품 브랜드 버버리 의류와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까지 경품으로 내걸었다. 현대건설의 공식채널인 '힐스캐스팅'이 지난 4월 유튜브 실버버튼을 획득한 뒤 제작한 축하영상. 현대건설 제공 '실버버튼' 보유 건설사는 또 어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은 각각 '힐스캐스팅', '푸르지오라이프', '더샵TV'와 같은 아파트 브랜드 채널과 함께 기업 공식 채널도 함께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힐스캐스팅과 푸르지오라이프는 구독자 수 18만5000명대를 기록 중이고, 더샵TV는 최근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았다. 실버버튼은 구독자 10만명 이상의 채널에 주어지는 것으로,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까지 4곳뿐이 보유 중이다. 통상 아파트 브랜드 유튜브 채널은 기업 공식 채널과 비교해 월등하게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라이프 외에도 기업 채널인 '정대우가 간다'에도 공을 쏟고 있다. 정대우는 대우건설의 홍보대사를 맡은 캐릭터다. 지난달에는 제26회 춘사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 MC와 시상자로 나서며 캐릭터와 채널을 널리 알렸다. 현재 정대우가 간다의 구독자는 1만명 선이다. A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최근 중흥건설과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면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 강화를 고려해 정대우가 간다 채널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속한 DL그룹 유튜브 채널 역시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DL그룹 유튜브 채널 갈무리 SK에코플랜트·DL이앤씨 '비공개' 실버버튼을 향한 중하위권 경쟁도 나름대로 치열하다. 롯데건설 '오케롯캐' 8만2000명, 삼성물산 '채널 래미안'이 6만8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 기업 채널인 '삼물가게'도 운영 중인데, 수주와 채용 등 이슈 외에도 임직원이 출연하는 직장인 브이로그', '영화 속 건축물' 등의 콘텐트를 올리고 있다. 구독자는 현재 1만3000명 수준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해당 채널 홈에 가면 확인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구독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비공개한 건설사 채널도 있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구 대림산업)다. SK에코플랜트는 '어스 시네마'란 소제목을 달고 한겨울 설산 풍경이나 새만큼 일대를 조망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나름대로 친환경과 ESG 실천 홍보용으로 채널 콘셉트를 맞췄다. 그러나 구독자 반응이 신통치 않다. 216개 영상 중 10만 뷰를 넘은 영상도 2~3개 미만이다. DL이앤씨는 건설 부문의 별도 채널을 운영하지 않는다. DL이앤씨 소식은 DL그룹 채널을 통해 다른 계열사와 함께 알리고 있는데,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B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구독자 수 공개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 아닌가. 유튜브가 요즘에 반짝했지, 과거부터 이용하던 마케팅 수단도 아니지 않나"라며 "자이TV처럼 떠들썩하게 자랑하고 싶은 곳도 있고, 좀 적어서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곳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건설사 유튜브 채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청약을 앞둔 인기 견본주택을 온택트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자이TV가 공개한 ‘세종자이 더 시티’ 견본주택 라이브 방송에는 평균 3만~4만 명의 시청자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정대우가 간다' 고민상담소 편 이미지. 대우건설 제공 이밖에 부동산 전문가와 아나운서, 연예인 등을 섭외해 재미와 전문성을 잡은 콘텐트도 인기가 있다. 대중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소재와 분야이기 때문에 구독자 수를 단번에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부동산에 관한 소식뿐만 아니라 요리나 인테리어, 문화 등 일반 고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은 콘텐트로 묶는 추세다. 대우건설의 정대우가 간다는 명상이나, 고민 상담소 코너까지 운영 중이다. 건설사의 콘텐트 제작비는 편당 5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 원대 수준으로 알려진다. 구독자가 늘어난다 한들 사실상 '남는 건' 없다. C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유튜브 마케팅이 유행이다. 딱딱하고 보수적으로 인식된 건설사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는 데 효과적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27 09:48
부동산

3번째 주인 맞은 대우건설…빅3로 점프한 중흥그룹

중흥그룹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중흥그룹 제공 대우건설이 곡절 끝에 세 번째 주인을 맞았다. 산업은행이 2019년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을 떠넘긴 후 약 11년 만이다. 새 주인이 된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을 품고 단번에 업계 빅3로 도약했다. 중흥그룹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주식 2억1093만1209주)를 위한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로써 중흥그룹은 지난 7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실사를 거쳐 약 6개월 만에 본계약에 성공했다. 곡절이 많았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중흥그룹 소속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각각 17위(2조585억원), 40위(1조1302억원)였다. 중흥건설이 삼킨 대우건설은 5위(8조7290억원)다.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해외 플랜트 사업 경험이 전무하고 규모도 작은 중흥건설이 회사를 경영하기 어렵다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2002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수 및 재매각, 2018년 호반건설 인수 무산 등을 거치면서 대우건설 직원들의 저항도 거칠었다. 업계는 중흥건설이 얼마나 빨리 대우건설의 내부 결속을 다지느냐에 따라 양사의 시너지도 발현될 것으로 내다본다. 중흥그룹은 '소통과 협력'을 내걸고 대우건설 측에 독립경영과 고용 승계, 건설업계 최고 수준 임직원 처우, 내부 승진 보장·능력 중심 발탁 인사, 부채비율 개선 등을 약속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동조합과 지난 11월 중순부터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구성원 요구사항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세 번째 주인의 약속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토목·플랜트·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나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284%에 달하는 대우건설 부채비율을 105%까지 낮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2.13 07:00
경제

[랜드IS] 남산타워를 현대건설이? 브랜드 캠페인 새단장하는 대형 건설사

최근 브랜드 캠페인을 재단장하고, 신규 기업 PR 광고를 시작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형태와 방법은 달라 보이지만 목표는 하나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가진 해당 건설사에 대한 옛 이미지를 벗겨내고, 새로운 지향점과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아재 회사'라고? 현대건설은 최근 '랜드마크 투 라이프마크'라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다. 말 그대로 랜드마크를 뛰어넘어 일상의 라이프마크를 창조하겠다는 현대건설의 의지를 담은 캠페인이다. 다소 거창한 주제 같지만 현대건설이 선보인 캠페인 내용과 영상은 사뭇 감각적이었다. 이번 새 캠페인은 젊은 남녀 세 명이 주인공이다. 20~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커리어우먼은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남산타워, 서울숲 등 서울 경기권 지역을 상징하는 건축물을 당당한 표정으로 방문한다. '열정'이라는 부제목답게 시종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이어 '도전' 편에서는 젊은 여성 댄서가 등장한다. 그는 부산과 경남권에 흩어진 마창대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배경으로 격정적인 춤사위를 펼친다. 마지막 '프리덤' 편은 건축학도인 청년이 전남과 전북지역의 명소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여수신북항을 찾아 건축물을 하나하나 눈에 담는다. 세 편 모두 개성 있는 MZ세대가 유명 건축물을 배경으로 크리에이티브 활동을 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모습으로 꾸려졌다. 영상 속에 등장한 장소들은 모두 현대건설이 지은 랜드마크들이다. 현대건설이 지었지만,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들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현대건설은 1947년 도로를 닦는 것으로 건설업에 뛰어든 뒤 경부고속도로, 국회의사당 등 굵직한 랜드마크를 지었다. 하지만 긴 세월을 거친 건설현장에서 버텨온 탓에 젊은 세대에 '아재(아저씨) 회사'라는 색깔이 짙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건설도 MZ세대 사이에 이런 편견 아닌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부적으로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본지에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이 가장 긴 사사를 자랑한다. MZ세대가 '가까이하기에는 어딘지 먼 느낌'을 갖는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녹이고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요즘 젊은 세대는 6·3스퀘어, 서울남산타워를 어느 건설사가 지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지었던 건축물을 알리는 동시에 MZ세대의 크레이티브 한 활동을 엮었는데 예상보다 캠페인이 잘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내 반응이 좋다. 일부 직원은 "아들과 서울남산타워에 가서 '아빠네 회사가 지은 거야'라고 말했더니 정말 놀라고 좋아하더라. 울컥했다"는 소감도 전했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캠페인의 영상미를 위해 드론과 하이퍼랩스 등 최첨단 촬영기법을 동원했다. 명품 분위기 낸 대우·다양성 강조한 DL 대우건설은 지난 10월 신규 기업 PR 광고캠페인 '내추럴 노빌리티'를 공개했다.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이라는 뜻답게 고급스러운 영상미와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외에도 대우건설이 시공한 교각과 플랜트 등을 고급스러운 실크 스카프와 연결해 명품 브랜드 분위기를 냈다는 설명이다. 말레이시아 텔레콤사옥, 말레이시아 IB타워 등 대우건설이 자랑하는 해외 건축물도 잊지 않고 넣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중흥건설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약 9년 만에 신규 기업 PR 광고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건설분야에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는 회사다. 중흥건설에 매각되면서 요즘 세대 사이에 회사의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신규 기업 PR 광고캠페인이 명품과 고급 미를 강조했는데 이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측도 이번 광고를 두고 "최근 호실적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위대함은 계속되고 있다’라는 콘셉트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속한 DL그룹도 지난 26일 '다양성'을 강조하는 신규 캠페인을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DL이 뭐지?’란 어린아이의 멘트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스케치북에서 튀어나온 듯한 그림이 뛰노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19초 분량의 짧은 영상 속에는 DL그룹에 근무하는 다양한 세대의 직원과 직원 가족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교차한다. DL그룹은 ‘다양한 생각과 가치가 공존하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이 영상 캠페인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DL은 지난 10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감각적인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건설·화학·에너지 등의 다소 무게감이 있는 사업 분야를 아티스트들의 자신만의 화법으로 재해석해 친근하고 위트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로 표현했다. 이 영상은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영상으로 인기를 얻으며 1000만뷰를 넘겼다. DL 측은 기업이 주체가 아닌, 다양한 세대, 분야의 사람들을 목소리와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은 콘텐트를 통해 기업 브랜딩의 뉴노멀을 제시했다는 자평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사명을 바꿔서 이를 알린다는 차원도 있고, MZ세대에 브랜드를 더 알리기 위해 차별화한 접근과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이번 영상은 지금과 다른 문법으로 표현했는데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건설사들이 MZ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열심이다. 현대건설과 DL 등이 신규 캠페인을 재단장하는 등 노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며 "기업마다 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이란 걸 어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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